핵심 요약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2025년 1월 본격 시행된 지 1년이 경과했습니다. 한국 수출 기업들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대상 품목에서 탄소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실제 인증서 구매 의무가 시작되면서 비용 영향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한국 기업의 연간 추가 비용은 약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상세 분석

CBAM 시행 현황과 과세 구조

CBAM은 EU 역외에서 생산된 제품의 내재 탄소 배출량에 대해 EU ETS(배출권거래제) 가격과 동등한 수준의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2025년 전환 기간에는 보고 의무만 적용되었으나, 2026년부터는 수입업자가 실제로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합니다. 2026년 2월 기준 EU ETS 탄소 가격은 톤당 약 72유로로, 이는 한국 배출권거래제 가격(톤당 약 15유로)의 약 5배에 달합니다. 한국 기업이 국내에서 이미 지불한 탄소 비용은 차감되지만, 그 차이만큼 추가 부담이 발생합니다.

한국 수출 기업별 영향 분석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은 철강입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의 EU 수출량은 연간 약 350만 톤으로, 탄소 집약도가 높은 고로(BF-BOF) 방식 생산 비중이 높아 톤당 약 40~55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연간 약 1,500억~2,000억 원의 비용 증가를 의미합니다. 알루미늄과 시멘트 업종도 각각 연간 500억 원, 300억 원 수준의 추가 비용이 예상됩니다. 화학 업종은 2028년부터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합니다.

기업 대응 전략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째, 생산 공정의 저탄소화입니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개발이 대표적이며, 2028년 실증 플랜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입니다. RE100 가입 기업이 늘고 있으며, 한국 내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셋째, EU 현지 생산 거점 구축입니다. 일부 기업은 탄소 효율이 높은 EU 내 생산 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한국 내 생산 기지의 역할 변화가 예상됩니다.

중소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솔직히 말해서 대기업보다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상황이 더 걱정스럽거든요. CBAM 대응에 필요한 탄소 배출량 측정·보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 자체가 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이에요. 정부가 중소기업 대상 CBAM 대응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탄소 배출량 산정 소프트웨어 도입 비용의 50%까지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 중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 수출 중소기업의 약 62%가 아직 CBAM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인데, 2027년부터는 인증서 구매 의무가 100%로 확대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탄소 배출 데이터 관리 체계를 지금부터 구축하고, 업종별 협회를 통한 공동 대응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합니다.

시사점

CBAM은 단순한 무역 장벽이 아니라 글로벌 탄소 가격 체제로의 전환을 상징합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도 유사한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탄소 비용은 글로벌 기업의 필수 비용 항목이 될 것입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는 국내 탄소 가격을 EU 수준에 점진적으로 수렴시키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며, 기업 차원에서는 탄소 감축을 비용이 아닌 경쟁력 확보의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됩니다. 저탄소 기술을 조기에 확보한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무역 환경 변화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며, 투자자들은 탄소 감축 솔루션 기업과 저탄소 전환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